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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우리는 시각과 청각이 중심이인 기존 미디어 환경에 익숙해져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점점 더 몰입형 경험으로 소비자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VR, AR과 같은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의 또 다른 강력한 감각인 후각이 자리 잡고 있다. 후각은 기억과 감정을 자극하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으로, 특정한 향기를 맡았을 때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거나 특정한 감정이 형성되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활용한 후각적 마케팅은 점차 광고, 영화, 게임, 유튜브 콘텐츠 등 다양한 미디어 분야에서 실험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향을 직접 경험하게 하거나, 특정한 브랜드 이미지를 향과 연관시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디지털 환경에서도 향기를 활용할 방법이 연구되며 새로운 광고 기법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미디어와 광고에서 향기를 활용하는 방법과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향기를 활용한 광고 전략


광고에서 향기를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물리적인 공간에서 직접 향기를 뿌려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향기를 전달하는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1-1. 오프라인 광고에서의 향기 마케팅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일부 브랜드는 매장에서 특정 향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소비자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유명 패션 브랜드 아베크롬비피치(Abercrombie Fitch)는 매장에서 시그니처 향수를 뿌려 브랜드와 향기를 연결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매장 내 체류 시간 증가: 연구에 따르면, 특정한 향이 퍼지는 공간에서는 소비자들이 더 오래 머물며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예를 들어, 커피 브랜드에서 신선한 원두 향을 퍼뜨리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고 싶어지며, 실제 구매율이 상승한다.
종이 및 패키징 광고: 잡지나 제품 포장지에 향을 입혀 소비자가 직접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도 활용된다. 향수 브랜드들은 샘플 페이지를 통해 독자들이 향기를 체험하게 하여 구매를 유도한다.

1-2. 디지털 광고에서의 향기 활용

디지털 환경에서는 기존의 영상과 소리 중심의 광고에 향기를 추가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방법은 스마트 디퓨저 기술을 활용해 특정 광고가 재생될 때 맞춤형 향기를 방출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전자 광고판)에서 특정 광고가 재생될 때 맞춤형 향기를 분사하는 기술을 테스트했다. 이를 통해 음식 광고에서는 실제 음식 냄새를, 향수 광고에서는 제품의 향을 직접 경험하게 했다.
구글과 삼성 등 IT 기업은 스마트폰이나 VR 헤드셋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향기 디스펜서를 연구 중이며, 이를 활용하면 광고 콘텐츠와 연동된 향기 경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2. 향기를 활용한 콘텐츠 소비 방식


광고뿐만 아니라 유튜브, TV, 게임과 같은 콘텐츠 소비 환경에서도 향기를 추가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몰입형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후각을 자극하는 기술이 실험되고 있으며, 일부는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다.

2-1. 유튜브와 TV에서의 향기 실험
일본 방송국의 향기 방송 실험
일본 방송국은 향기 나는 TV 프로젝트를 통해 특정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된 향기를 방출하는 기술을 테스트했다. 예를 들어, 요리 프로그램에서는 실제 요리 냄새를, 자연 다큐멘터리에서는 숲이나 바다의 향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삼성의 Smell-O-Vision 실험
삼성전자는 TV 시청 중 특정 장면에 맞춰 향기를 전달하는 기술을 연구한 바 있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커피를 마실 때 시청자도 같은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2-2. 게임에서의 후각적 요소 적용

게임은 몰입감을 중요시하는 콘텐츠인 만큼, 후각적 요소를 추가하려는 시도가 많다.
Feelreal VR 마스크
Feelreal이라는 스타트업은 VR 헤드셋과 연동되는 향기 마스크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9가지 향기 카트리지를 장착해, 게임 속 환경에 따라 맞춤형 향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스카이림 같은 오픈월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숲에서는 나무 향이, 불길이 치솟는 지역에서는 탄내가 나는 식이다.
레지던트 이블 향기 연동 실험
캡콤(Capcom)은 인기 호러 게임인 레지던트 이블을 플레이할 때 특정 장면에서 철분의 비릿한 냄새나 썩은 냄새가 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이처럼 향기를 활용하면 공포감을 극대화할 수 있어, 향후 VR 호러 게임 시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3. 후각적 마케팅의 미래 전망


향기를 활용한 마케팅과 콘텐츠 소비 방식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점점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개인 맞춤형 향기 경험이 가능해지면 광고와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다.
개인 맞춤형 향기 광고: 사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맞춤형 향기를 제공하는 기술이 발전하면, 소비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향기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
AI 기반 향기 추천 시스템: AI가 사용자의 감정 상태를 분석해 최적의 향기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개발되면, 감정 기반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멀티센서리(다중 감각) 콘텐츠의 확장: 영상, 소리, 촉각뿐만 아니라 후각까지 결합된 콘텐츠가 늘어나면, 더욱 실감 나는 미디어 경험이 가능해진다.

마치며


후각은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는 강력한 도구이며, 이를 광고와 콘텐츠 소비에 접목하면 소비자의 몰입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현재는 실험적 단계에 있지만, 스마트 디퓨저, VR 연동 장치, 향기 방송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향기를 활용한 마케팅과 미디어 콘텐츠는 점점 더 현실화될 것이다. 향기와 미디어가 융합된 새로운 시대, 감각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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